미용산업 속 고분자(필러와 미용실 제품)

필러

 

필러는 단어 그대로 ‘충전제’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많이 쓰이는 필러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공업용 필러와 성형외과에서 사용하는 의료용 필러가 있다. 간단한 시술로 미용 효과가 뛰어나다 보니 성형외과에서 필러 시술이 늘고 있으며, 남성의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 필러 생산업체만 해도 100개가 넘을 만큼 많이 소비되고 있다.

 

필러 재료로 사용되는 것들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겠다. 콜라겐은 동물 피부의 주성분이며, 덱스트란은 당의 일종이다. 아파타이트는 무기 인산칼슘 중 독특한 결정 구조를 가졌으며 PMMA도 있다. 카복시메틸셀룰로오스 나트륨염은 수성 페인트와 접착제의 증점제로 많이 쓰인다. 나트륨이 있어 물에 잘 녹기 때문이다. 폴리아크릴아마이드는 DNA 분석, 제지공장 폐수 처리 등에 주로 사용되는 공업 재료이다. 산화에틸렌을 중합해 만드는 폴리에틸렌글리콜은 수용성 고분자로서 생분해성이 우수하다. 히알루론산 나트륨염은 수용성이며 천연 고분자이다. 키틴의 발효로 얻거나, 닭의 빨간 벼슬에서 추출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모두 생산되고 있으며 판매되고 있다. 추출은 신풍제약, 발효는 LG화학에서 생산되며, 현재 필러 재료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

 

필러를 지속 기간별로 나누면 영구반영구적인 것, 지속성 25년 정도의 것, 수개월 수준의 것으로 구분된다. 영구 반영구적인 필러에는 생분해성이 없는 PMMA(렌즈 재료), 합성 아크릴 수지가 사용되고 있다. 시술받는 입장에서는 영구적인 재료가 좋아 보일 수 있으나, 장기간에 걸친 부작용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속성 25년 정도의 필러는 CMC/PEG 혼합 재료, CMC/아파타이트 복합 재료, 덱스트란 같은 생분해성 재료인데, 모두 가교시켜 생분해성을 낮추고 지속 연수를 향상했다. 따라서 이 재료들은 반합성 고분자이다. 지속성이 수개월밖에 안 되는 필러 제품들은 Na-HAA로 만들어진다. 이 재료는 필러로 가장 많이 쓰이며, 지속성은 수개월에 불과하지만 가장 많은 회사에서 선호하고 있다. 이는 부작용의 우려가 적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술받기 전, 사용할 재료가 공인 기관에서 안정성을 인정받은 것인지 잘 확인해야 한다. 필러 시술 전에는 영구적이거나 지속적인 것보다 몸에 안전한지를 먼저 확인하고 시술받는 것을 권장한다.

 

머리 염색제

 

미용실에서 머리 염색은 흔히 이루어지는데, 이 머리 염색약의 주성분이 바로 전도성 고분자이다. 전도성 고분자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폴리아닐린이다. 폴리아닐린은 아닐린을 산화중합하여 만든다. 산화제로는 과산화수소가 가장 많이 쓰인다. 염색약은 DAB와 PHA의 혼합물이 든 병 1개와 과산화수소가 든 병 1개로 구성되어 있다. 이 두 액체를 섞으면 점성이 있는 검은색 액체가 되고, 이를 머리에 발라 염색하면 된다.

 

하지만 이 전도성 고분자의 화학 구조는 매우 복잡하다. 전도성 고분자의 원료인 아닐린은 벤젠 고리에 아미노기가 한 개 결합된 화합물로, 염색약의 DAB와 PHA 분자는 아닐린 분자에 각각 아미노기와 수산기를 하나씩 더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 두 재료는 값이 더 비싸지만, 쉽게 산화되어 검정색 전도성 고분자로 변환되고 색도 더 진하며 머리카락에 대한 접착력도 더 우수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두 재료는 전도성 고분자로 사용되지 않는다. 생성되는 화학 구조를 정확하게 알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발암성이 강하여 신체에 해를 끼칠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물질로 불가피하게 염색해야 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두피 가려움증이나 신체에 이상이 생기면 즉시 염색을 중단하는 것이 좋다.

 

파마약

 

머리카락은 케라틴에 속하는 단백질이다. 단백질은 20개의 아미노산이 축합하여 이루어지는 고분자 물질로, 폴리펩타이드 또는 폴리아미노산이라고 부른다. 아미노산의 수가 20개나 되므로, 이로부터 합성되는 폴리펩타이드의 수는 알파벳으로 만들어지는 영단어 수만큼 많을 것이다. 머리카락은 거의 매우 작은 아미노산인 글라이신과 알라닌의 폴리펩타이드로, 매우 단단한 결정성이 높은 물질이다. 이러한 성질은 여러 개의 폴리펩타이드 사슬이 강한 사슬 간 수소 결합에 의해 실타래 모양을 이루기 때문이다. 이런 모양을 피브로인이라고 부른다.

 

파마제의 대부분은 SH 결합을 가지고 있다. 이 결합은 파마제를 바르고 열을 가하면 폴리펩타이드 고분자 사슬 속으로 들어가 가소화시켜 단단함과 결정성을 감소시킨다. 또한, 시스테인과 반응해 가교 결합을 끊어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만든다. 이 두 반응이 충분히 일어난 뒤, 머리카락을 가열하면 빠른 시간 내에 웨이브가 생성된다. 머리카락이 굽어진 후에는 속히 냉각하고, 가소제인 파마제를 제거해야 부드러워진 머리카락을 다시 단단하게 유지해 파마의 효과가 오래 지속된다.